복무 중 과도한 업무로 인해 고충을 겪던 故박도진 중위는 1998년 4월 12일 군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박도진 중위의 기일 함께 기억해주시고, 추모해주세요.
* 박도진 중위는 어떤 아들이었을까요?
-“말하면 뭐해? 우리 도진이 얘기하지 말아요. 너무 힘들어요. 4월이 되면 짜증이 나더라구요. 위로를 받는 것도 싫고, 그래서 남은 아이들(남매)도 눈치를 많이 봐요. 너무 미안해요. 그런데도 4월이면 마음을 추스리는게 참... 쉽지가 않네요.
우리 도진이는 제가 걱정할까봐 어디에 가는지, 무엇을 하는지 미리미리 얘기를 해줬어요. 자기맘대로 하는 일이 없었지요. ROTC동기들과 술을 한잔해도 ‘엄마 조금 늦어요 걱정하지 마세요’하기도 하고, 전화 통화가 안되어 걱정이 될 때쯤이면, ‘걱정하셨지요? 일이 바빠서 연락을 못드렸다. 훈련 갔다 오느라 이제 전화드린다. 걱정하지 마시라’라고 안심시켜주는 아들! 늘 보고하고 친절히 설명해주는 아들! 참 좋은 아들이었습니다."
*박도진 중위 어린 시절 가장 많이 하셨던 잔소리(?)는 어떻게 되실까요?
-“아이들을 참 엄하게 키웠어요. 너무 엄하게 키웠지요 ‘양보하고, 같이 놀고, 나눠 쓰고 해야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쁜 사람이야’라고 늘 말했습니다. 왜 그렇게 엄하게 키웠는지 후회도 됩니다. 아이들이 크면서는‘다른 사람 마음 아프게 하지 마라. 없는 사람 도와주며 사는 거다’를 더욱 강조하며 키웠습니다.”
*박도진 중위의 학창시절은 어땠었나요?
-"도진이는 학교에 절대 엄마를 못 오게 했습니다. 엄마가 학교에 못 오는 아이들은 얼마나 속상하겠냐는 거지요. 그래서 학부모 운영위나, 어머니들 모임은 학교 밖에서만 했습니다. 어려서부터 공평하지 않거나, 차별을 느끼는 상황을 참 싫어라 했어요"
*박도진 중위는 엄마를 어떤 분으로 기억할까요?
-“도진이는 엄마 말이라면 ‘법’이라고 생각했어요. ‘우리 엄마는 한번 마음을 먹으면 끝까지 해내는 분! 결단하면 꾸준히 하시는 분! 엄마 말은 다 맞더라. 엄마 때문에 내가 성공했어요’라고 얘기하곤 했었습니다.”
*부대에서 박도진 중위는 어떤 분으로 기억이 되고 있었는지요?
-“도진이가 떠나고, 병사들이 진술한 글을 봤습니다. 모두 한결같이 ‘집안에 형 같았다. 늘 따뜻하고 자상했다. 너무 고마운 분이다’라고 쓰여있더라구요. 부대에서 어땠을지 보지 않아도 알 것 같았어요. 참 어려운 사람들을 잘 도와주는 아이였는데, 오히려 제가 배울 정도였습니다. 아마 부대에서도 그랬던 모양입니다. 도진이가 떠나기 한 달 전쯤 전화가 왔었어요. '엄마 군대가 썩은 것 같아요. 부조리가 많고, 문제가 많아요.'라고 하길래, 내가 '도진아, 혼자서 너무 애쓰지 말고, 동료들과 잘 상의해서 변화시켜 보렴.'하고 얘기했습니다.
어디서든 불의한 것을 참 못 견뎌했던 도진이었습니다. 대학 시절에도 모범적이었습니다. 예전 서울시장이었던 조순 시장에게 요청을 받아 글을 썼던 일도 있었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건강을 위해 산책을 많이 합니다. 제가 걷기 전도사에요. (읏음) 도진이가 떠난지 25년이 되었습니다. 25살에 떠났는데 벌써 25년이 되었고 살아있다면 올해 50이예요. 그래도 ‘오래 되었구나’라고 생각이 안듭니다. 나에게 ‘오래전’이라는 단어는 없는 것 같아요. 어제 같고 오늘 같아요. 최근 재판도 기각이 되어 마음이 너무 좋지 않았어요. 전생에 지은 죄가 많은 것 같기도 해요. 그래도 옛날처럼 많이 울지는 않아요. 남은 애들이 가슴 아파해서 혼자 삭히기도 하고, 불심으로 견디기도 합니다. 4월이 되면 몸도 마음도 많이 아파요 우리 도진이 생일이 4월 15일이에요. 그때 도진이한테 '엄마가 너 생일이니 토요일에 갈게' 하니, ‘엄마! 너무 바빠서 얼굴 볼 수가 없어요. 17, 18일에 교육이 있어 서울에 가니, 그때 뵈어요. 괜찮아요. 잘 지내고 있어요’라고 했어요. 그때 내가 갔어야 했는데, 너무 후회가 됩니다. 그때 갈 껄. 한 번이라도 더 안아볼 걸...하며 날마다 후회했어요”
*박도진 중위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은요?
-“나하고 인연이 거기까지였구나. 좋은 곳에 가서 잘 지내고 있지? 다음에 만나면 가슴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 사랑한다.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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