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5월 21일은 지난 2018년 군에서 부조리를 겪고 세상을 떠난 故김울 이병의 기일입니다. 김울 이병의 아버지와 함께 나눈 추억 나눔 인터뷰를 전합니다. 함께 기억해주시고, 또 함께 추모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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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울 이병은 어떤 아들이었나요?
-“주변을 환하게 하는 미소가 아름다운 아들이었습니다.”
*김울 이병의 이름은 누가 지었을까요?
-“사도바울의 ‘울’입니다. 멋지지요? 제가 지었습니다.”
*김울 이병이 태어났을 때 분위기는 어땠나요?
- 집안에서 난리가 났었습니다. 너무 이쁘고 완벽해서요. 가족들은 물론이고, 동네 이웃들, 지인들이 업어주고 돌봐주기도 했습니다. 인물이 났다고... 어찌나 좋았는지 모릅니다. 울이에게 관료상이라고 말씀하신 어른들이 많았습니다 ”
*김울 이병의 어린 시절 얘기 좀 해주세요
-“우리 울이는 유치원을 두 군데 다녔어요. 두 분 유치원 원장님 모두 ‘울이가 좀 특별하다. 영재 테스트를 한번 받아봐라, 잘 키워보면 좋겠다. 잘 키워서 관료로 키워봐라’라는 얘기를 하셨어요. 초등학교 저학년때까지 선생님들한테 특별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정말 으쓱으쓱 했지요. 피아노도 잘 쳤습니다. 피아노 원장님이 진도가 빠르고 습득력이 높다고 하시더라구요 초등학교 시절 동안 피아노를 배웠던 것같아요. 연주를 들어본 적은 없네요. 또 특별히 학원을 보내지도 않았는데, 학교 백일장대회에서 글짓기 최우수상을 받아왔어요 어찌나 대견했는지 모릅니다.”
*김울 이병에게 강조했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안창호 선생님의 말씀처럼 ‘사람이 먼저 되라’라는 됨됨이를 강조하며 키웠습니다.
*집안에 특별한 가훈이 있을까요?
-“‘후회 없는 삶을 살자’입니다. 후회를 줄이면 잘사는 거라 생각합니다.”
*김울 이병에 대한 친구들의 평가는 어땠나요?
-“친구들 사이에서 리더십 있고, 울이랑 같이 있으면 늘 넉넉하고 여유롭다고 했어요. 친구들은 울의 넉넉함을 기억한다고 하네요.”
*김울 이병의 사춘기, 일탈 행동 등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을까요?
-“특별히 기억나지 않습니다. 사춘기 때는 오히려 조용하고 내성적이며 말을 잘 안하는 정도 였습니다. 대학교 때 친구들하고 술을 진탕 먹고 집에 들어온 것이 일탈이었을까요? 그 정도네요”
*김울 이병의 장래희망은 무엇이었나요?
-“고등학교때는 랩퍼가 꿈이었어요. 저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야 한다고 강요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마’, ‘안돼’한 적이 없어요. 울에게 ‘잘 해봐라 응원한다’라고 했습니다. 대학 때 전공은 컴퓨터 그래픽이었어요 전공과 별개로 울이는 랩에 한창 꽂혀있었습니다.”
*김울 이병의 평소 아빠에 대한 생각은요?
-“어느 날 울의 휴대폰을 보게 되었습니다. 휴대폰에 ‘멋진 우리 아빠’라고 저장되어 있더라구요. 으쓱했습니다.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아빠와 김울 이병과의 관계는 어떠셨는지, 부자간에 특별한 추억이 있으실까요?
-“우리는 성격이나 성향이 좀 달랐던 것같아요. 울이는 섬세하고 정적인 반면, 저는 와일드하고 동적이지요. 울이는 늘 해드셋으로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했고, 특히 랩을 엄청 좋아했습니다.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를 엄청 들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군대 가기 전 시내에서 만나 식사를 한 적도 있고, 대학 근처에 저녁 사주러 갔다가 울이의 친구들과 함께 저녁을 먹은 기억도 있습니다. 그런 모든 시간이 특별한 추억이 된 것 같습니다.”
*김울 이병과 여동생의 관계는 어땠나요?
-“특별하지는 않았습니다. 더구나 5살 터울이라 나이 차이가 많이 나니, 오빠인 울이는 여동생에게 장난을 많이 쳤고, 여동생은 그런 오빠를 귀찮아했어요. 동생은 오빠를 개구쟁이로 기억합니다. 평범한 남매사이였어요. ”
*엄마와 김울 이병은 많이 친했나요?
-“그럼요 엄마랑은 아주 가까웠지요. 장난도 자주치고 편안한 모자 관계였습니다. 아무래도 아빠보다는 편하고 친한 사이지요”
*기억에 남는 가족여행은 있으신가요?
-“울이가 5살 때 유치원 원장 가족들과 함께 제주도로 간 것도 기억에 남고, 강릉, 울진 죽변항에 놀러간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 숑순이도 데리고 다섯 식구가 여행을 가서 맛난 것도 먹고 즐겁게 보냈던 기억이 있네요”
*김울 이병의 최애 음식은 무엇인가요?
-“뭐든지 먹는 것을 좋아했어요. 특히 고기 종류는 다 좋아했습니다. 가리는 것 없이 잘 먹고 복스럽게 먹었습니다”
*김울 이병 자랑한번 해주세요!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하는 아이였던 것 같습니다. 중학교때 한번은 친구가 볼펜으로 울의 손을 찔렀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그 순간 더이상 싸움으로 번지지 않게 참았다고 하더라구요. 참을성과 이해심이 있는 울이를 보면서 대견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참 대학 때 장기자랑에 나가 랩을 해서 상으로 양주를 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상을 탈 정도면 실력이 괜찮겠구나라고 생각도 했습니다”
*이번 기일에는 어떻게 지내시기로 하셨나요?
-“논산훈련소 중대장(같은 사무실에 근무했던)과 동기 2명이 온다고 해서 가족들과 함께 추모하기로 했습니다. 기일을 기억하고 온다고 하니 고마운 마음이기도 합니다”
*김울 이병에게 하고 싶은 말씀 한마디 해주세요
-“미안하다 울아!! 군대를 보낸 게 죄인인 것 같고 아빠 책임인 것 같아. 힘없는 아빠라 너무 미안하다. 아빠가 열심히 촛불을 들고 있어. 세상의 정의가 올곧게 세워질 것이라 믿기 때문이야. 울아 사랑한다”
*5월 떠난 김울이병과 국가폭력에 스러져간 피해자들을 위해 아버님이 가장 좋아하시는 노랫말을 나눕니다.
<광화문 연가>, 이문세
이제 모두 세월 따라 흔적도 없이 변해갔지만
덕수궁 돌담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다정히 걸어가는 연인들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있어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
향긋한 오월의 꽃향기가
가슴 깊이 그리워지면
눈 내린 광화문 네거리 이곳에
이렇게 다시 찾아와요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있어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
향긋한 오월의 꽃향기가
가슴 깊이 그리워지면
눈 내린 광화문 네거리 이곳에
이렇게 다시 찾아와요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있어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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